현안 스님의 아메리칸 마하야나

당신의 호흡 명상을 업그레이드해보세요. 본문

카테고리 없음

당신의 호흡 명상을 업그레이드해보세요.

현안스님 2022. 11. 14. 00:27

호흡에 집중하지 말고 배꼽에 집중하세요. 명상은 단순해야 합니다.

 

호흡은 우리의 생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숨을 얼마나 잘 쉬는지에 따라서 우리의 몸, 감정, 생각도 영향을 받습니다. 심리상담 분야에서도 호흡의 중요성에 대해서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화가 나면 호흡이 거칠어지고, 흥분하면 빨라집니다. 행복하고 평화로울 때 호흡이 편안합니다. 두려움이 엄습하면 호흡이 어렵습니다. 감정에 따라, 마음 상태에 따라 숨 쉬는 방법이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호흡을 적절히 조절할 기술만 익힌다면, 급박한 상황에 처했을 때 마음을 재빨리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는 바른 명상법으로 호흡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효과적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 호흡 명상은 수식관으로도 불립니다. 저도 10여 년 전 호흡명상으로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틀에 박힌 종교는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종교적인 색채가 가장 적은 호흡법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제가 했던 방법은 이렇습니다.

 

일단 앉아서 단전에 마음을 모읍니다. 그리고 숨을 내쉴 때마다 숫자를 셉니다. 예로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쉴 때, 1을 셉니다. 그다음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쉴 때 2를 셉니다. 그렇게 세다가 10에 도달하면, 날숨마다 10부터 1까지 셉니다. 그리고 그걸 계속 반복합니다. 처음에 명상을 시작할 때 이 방법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무수한 잡념이 줄어들고 정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잡념이 줄어든 후 미묘한 생각들까지 줄이기 위한 더 효과적인 방법들이 있습니다. 

 

우리 명상반에 오는 많은 학생들도 호흡에 대해서 묻습니다. 

"명상할 때 호흡은 어떻게 하면 될까요?" 또는 "호흡은 천천히 하나요?"

 

부처님께서 명상 초기 단계에서 잡념을 줄일 방법으로 호흡법을 가르치셨습니다. 그건 의도적으로 호흡을 천천히 하거나 깊게 조절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명상할 때 호흡에 너무 신경 쓰거나, 호흡을 잘하고 있는지, 하고 있는 방법이 틀린 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순히 단전에 마음을 모으고 호흡에 너무 신경쓰지 마십시오. 매일 명상을 하다보면 저절로 호흡이 좋아집니다. 

▲ 가부좌로 앉아서 단전에 집중합니다. 호흡은 바꾸지 말고 자연스럽게 하십시오. 더 오래 앉으면서 단전에 마음을 모으면 자연스럽게 호흡이 좋아집니다. ⓒ 현안스님

 

"그러면 단전호흡을 하면 될까요?"

단전호흡이란 배꼽 아래 단전으로 호흡하는 것을 뜻합니다. 여러분이 앉아서 의도적으로 단전에 기운을 모으려고 한다면 그것도 좋지 않습니다. 처음에 '그게 뭔 소리지? 배꼽에 숨구멍이 없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전에 집중해보려고 했지만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절에 가서 다시 물어봤습니다. 

"단전을 향해서 호흡한다는 것이 무슨 뜻이죠?"

스승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일단 가부좌로 앉아서 배꼽에 집중하면 된다. 계속 앉다보면 알게 될거야"

 

우리는 먼저 이해하고 납득되어야만 실행하려는 습관이 있습니다. 계속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데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배꼽 주변에 마음을 모으세요. 그리고 앉아서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의문들에 반응하지 말고, 더 오래 앉는 훈련에만 전념해보십시오. 지침에 따라서 꾸준히 실행하면, 단전에 저절로 마음을 모을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다만 앉아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다시 단전으로 돌아와서 집중하십시오. 

 

우리는 끊임없이 머리로 생각하고 분석합니다. 처음엔 가부좌로 앉아도 생각이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그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시간을 정해놓고 매일 앉으세요. 그리고 시간을 늘리세요. 일어나는 생각에 휘둘려서 중간에 일어나버리면 생각이 줄지 않습니다. 모든 일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숨을 내쉴 때마다 숫자를 세는 것이 낫습니다. 또는 염불 하세요. 염불은 아주 단순하지만 오히려 효과가 더 좋습니다. 이 방법대로 실행하면 곧 호흡이 깊어지고 안정될 것입니다. 그리고 단전에 기운도 자동으로 쌓이게 될 것입니다. 

 

명상하면서 계속 생각하는 대신, 지침대로 날숨마다 숫자를 세거나 염불하세요. 처음에 실패를 반복하겠지만 계속 도전하십시오. 호흡을 알아차리든, 단전을 느끼든 못하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매일 가부좌로 앉아서 시간을 늘리면서 앉는 것에 더 전념해보세요. 그러면 여러분은 더 단단한 명상의 기반을 세울 수 있습니다.